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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김치' 먹겠다는 대통령,그럼 국민들은요??

10월 1, 2010 | Article Posted By - 초록빛 바다~*, seoul

배추.gif추석 귀향길. 고향집에 들어서기 전, 차를 도로 한쪽에 세웠다. 오랫동안 비가 내렸지만, 들에 있는 나락들은 벌써 누렇게 익어 간다. 아내와 아이들을 차에서 내리게 했다.

 

"아빠 여기 어디에요? 여기 할머니 집이 아니잖아요?"

 

큰 아이가 의아해하며 묻는다.

 

"애들아, 여기 내려봐. 저기가 우리 논이야. 시골서 매번 할머니가 쌀 보내주시지? 저 논에서 나는 거란다. 저기 나락을 찧으면 쌀이 되는 거란다."

 

아이들이 신기한 듯 논두렁으로 내려갔다.

 

"그래 잘 봐둬라. 이 논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피땀으로 가꾼 땅이고, 이제까지 우리에게 쌀을 만들어 주던 땅이란다. 그렇지만 내년에는 이쪽으로 도로가 나고 할머니는 더 이상 쌀을 보내줄 수 없단다."

 

40년 동안 우리에게 쌀 주던 논, 도로가 되다

 

40년 넘게 우리 식구들에게 밥을 주고, 자식 공부시키데 큰 보탬이 되었던 땅. 그 땅을 아이들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여주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논에는 논 중간으로 길이 난다는 표식의 파란 깃발이 꽂혀 있었다. 올가을에 나락을 베고 나면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이 되는 것이다.

 

국가에서 현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할 예정이고, 내년 봄부터는 공사를 해야 되기 때문에 보상을 조속해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것이 보상을 맡고 있는 한국감정원의 설명이었다. 개인이 어떡할 수 없는 국가사업. 아버지, 어머니가 밥을 굶으며 사들였다는 40년도 더 된 논은 이제 국가에게 팔려 아스팔트가 깔리고 나면 더 이상 어떤 농작물도 키울 수 없는 불모의 땅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광화문 견인차들이 도착해 물에 잠긴 차들을 한 대씩 견인하는 중' (3755님이 엄지뉴스에 전송해주신 사진입니다)
ⓒ 3755
집중호우

 

추석연휴에 서울 등 중부지방이 물난리가 났다. 시골에서 추석 연휴을 보내고 서울에 올라와 보니 TV에서 보던 것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했다. 서민들의 보금자리인 반지하 집들이 물에 잠겼고, 중소기업에서 생산된 수천만 원어치 생산품이 하루 아침에 쓰레깃더미로 변했다. 대한민국의 심장이라는 광화문 광장이 물에 잠겼고, 사진 속 시청 광장에선 공들여 심어 놓았던 잔디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난 뒤, 서울 물난리를 두고 책임 공방이 뜨겁다. 야당과 시민단체에서는 광화문 광장 등을 새롭게 조성하면서 가로수 등을 뽑아내고 물을 흡수할 수 있는 흙을 전부 콘크리트로 덮어 빚어진 인재라고 주장하고, 서울시에서는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하는 폭우로 인한 천재지변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이 내린 비가 원인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천재지변이라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은 천만 서울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서울시가 보여야 할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

 

빗물 관리, 치수에 관한 문제는 광화문 조성 당시 많은 전문가와 시민단체에서 제기한 문제고 콘크리트 바닥이 물 한방울 흡수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하늘 탓, 날씨탓만 하고 있으니... 앞으로 더욱 자주 기상이변이 나타날 텐데, 폭우와 폭설 등에 어떻게 대비할지 걱정이다. 더군다나 빗물처리 능력(시간당 75mm)을 의식해 강수량 71mm를 90mm로 부풀려 발표했다고 하니, 대책보다는 하늘탓으로 책임만 떠넘기려는 서울시의 처사는 어떤 해명에도 지탄을 면하기 어렵다.

 

 

농업 등한시한 정부... 이미 예견된 사태

 

  
최근 배추를 비롯한 주요 채소값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러온 한 시민이 배추의 가격과 품질를 살펴보고 있다.
ⓒ 유성호
채소

 

이렇듯 서울시처럼 도깨비 씨름 같이 얼렁뚱땅 책임을 떠넘기려는 처사를 보이는 이들이 또 있다. 바로 정부다. 추석 전 '물가 특단의 대책' 운운하던 정부는 추석 이후에도 채솟값, 과일값 등이 계속 고공행진을 하자 이제는 하늘과 날씨에 그 책임을 넘겨버렸다. 

 

야당에서 '한 포기에 1만5000원이나 하는 배춧값이 4대강 사업 때문에 경작지가 축소된 탓이 아니냐'고 하자 농림식품부는 9월 29일 보도자료를 내 "채솟값 폭등의 원인이 4대강 사업으로 재배면적이 줄어 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실과 다르며 봄철 저온, 여름철 폭염, 잦은 강우 등 이상 기온으로 작물 생육 불량, 병충해 피해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물론 날씨탓이 전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올 여름이 유난히 무덥고 비가 많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다는 것도, 품귀 현상이 빚어져 채솟값이 폭등하고 있다는 것도 무조건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런데 이게 다일까? 이런 논리들만으로 채솟값 폭등을 설명할 수 있을까? 이 논리가 충분한 설득력을 얻으려면 기상 이변이 있었던 해에는 어김없이 배춧값이 이렇게 올랐어야 한다. 하지만 내 기억으론 이제껏 배추 한 포기가 1만5000원이 넘었다는 소릴 들어보지 못했다. 비단 배춧값만 그런 것도 아니다. 사과 2개에 5천 원, 파 한단에 6천 원, 무 하나에 4천 원.

 

배춧값 폭등의 원인을 섣불리 4대강 문제와 연결하고 싶지는 않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농민단체의 주장으로 채소재배 면적 20% 감소, 국토해양부 자료로 16% 감소되었다고 했다. 정부에서는 4대강 사업으로 줄어든 채소 경작지가 2.2%로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한다.

 

  
16일 오후 부산광역시 사상구 낙동강 하구 삼락둔치에서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농민들이 수확을 포기한 채소밭 부근에서 굴삭기가 땅을 파헤치고 있다.
ⓒ 권우성
4대강 사업

 

 

그러나 지금 가장 중요한 건 현재 채소 재배면적이 얼마나 줄었느냐가 아니다. 앞으로 점점 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줄어드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농지가 줄어들면 농사를 짓는 농민이 감소할 것이고, 따라서 사회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너무나 태연하게 '채소 경작지의 2.2%만 줄어들었기 때문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면서 날씨와 하늘탓만 하고 있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고사를 꺼낸다는 것 자체가 웃음꺼리가 되는 세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어떤 정부도 '농업'을 국가의 기반 산업으로 생각하고 국민의 최소한 먹을거리라도 확보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관광용 도로를 낸다고 하면, 당연히 농지는 보상비 몇 푼에 내어 놓아야 했다. 지자체들마저도 앞 다투어 온천 개발이나 수입 사업을 내세워 농지를 잠식했다. 세계적 식량전쟁에 대비하여 최소한의 자급기반이라도 갖추어야 한다는 논리는, 차 한대 팔면 이익이 얼마인데 쌀값, 과일값 때문에 개방에 딴지를 거냐고 몰아 붙였다.

 

이런 정책이 몇 십 년 동안 계속됐다. 그 결과 농지는 더 이상 농사를 지어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농민의 자본이 아니라, 투기의 대상이 되었다. 아울러 그나마 남아 있는 농민들도 '올해는 어떤 작물을 해야 농약값이라도 건질 수 있을 것인가' 점 치듯이 파종 품목을 선택해왔다. 잘 선택하면 그나마 농약값을 갚고 돈 좀 만지지만, 실패하는 이들은 풍성한 배추밭을 갈아엎고 쪽박을 차는 일을 반복해서 겪는다. 이게 농촌의 현실이다. 도시 서민들의 먹을거리 시장은 이렇게 취약한 농업 기반 위에서 형성되어 왔다.

 

약발 안 먹히는 물가 정책... 정부의 자기 반성이 우선

 

  
▲ '배추'보다 비싼 '양배추' 배추값 폭등을 의식한 이명박 대통령이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식단에 올리라고 발언한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배추 1포기가 8,800원에 양배추 1통은 9,480원에 팔리고 있다.
ⓒ 유성호
채소

 

 

4대강 사업으로 줄어든 채소 재배면적이 얼마인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또 폭등하는 채소값이 4대강 탓인지, 날씨탓인지 판단하는 것도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됐든 정부의 물가관리 능력은 후한 점수를 받기 어렵다. 날씨탓으로 배춧값이 오른 거라는 정부의 발표도 책임면피용으로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

 

정부의 물가 대책이 나올 때마다 물가는 오히려 오른다며, 급조된 물가 대책 좀 그만 내어 놓으라는 볼멘소리도 많다. 정부의 물가 정책이 이런 식이라면 약발이 먹힐리도, 서민의 호응을 받기도 힘들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앞으로 닥칠 김장철에 대비한 뽀족한 대안이 없다는 데 있다. 자칫, 김장 없는 겨울철이 되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무와 파, 배추 같은 채소류를 공장에서 밤새 기계 돌려 찍어낼 수는 없으니, 하루아침에 특별한 대책을 내놓는다는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정부는 물가가 언론의 관심사가 될 때마다 모든 것을 일거에 해결할 것처럼 처방을 내놨다. 그러나 그것은 임기응변식 땜질 처방이었고 물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거나 더 높게 뛰어 버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관저 주방장에게 배춧값 폭등을 고려해 자신의 식탁에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내놓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농식품부 제2차관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치 한 포기 덜 담그자"는 제안을 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오죽 절박했으면 이런 코미디 같은 일들이 벌어질까'란 생각도 들지만, 배춧값이나 양배춧값이나 오르긴 매한가지다. 언론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실물 경제를 제대로 알고나 있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농식품부 차관의 '김치 한 포기 덜 담그자'는 제안도 그렇다. 배춧값이 폭락하면 배추 더 먹기 운동을 벌이고, 돼지고기값이 떨어지면 돼지고기가 쇠고기보다 좋다고 홍보하더니…. 배춧값이 오르니, 이제 조금만 먹자고 한다. 농식품부 차관의 제안이 아니더라도,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서민들은 김장 담그는 양을 줄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관료라는 분이 방송에 나와 이것 먹어라, 저것 줄여라 하는 것은 그리 보기 좋지 않다. 유신시대 '혼식 장려 운동'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물가 대책이 항상 이런 식으로 즉흥적이니 효과가 있을리 만무한 것 아닌가? 날이 갈수록 물가는 치솟고 정부의 고강도 처방이 약발이 먹혀들지 않는 형국. 정부는 이쯤에서 생색내기식 물가정책 전반을 다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우선 정부의 자기 반성이 먼저다. 물가가 들썩일 때마다 '국제 유가탓' '환율탓' '날씨탓'으로 책임을 모면하려는 정부는 반성을 해야 한다. 처방의 주체는 누가 뭐래도 정부다. 정부가 물가 폭등 요인을 밖에서만 찾으려 한다면 물가 정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억지로 가격을 맞추지 말고, 국민의 이해 구해라

 

  
배추값 폭등으로 인해 포장김치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대형마트 포장김치 코너에 '업체측 공급사정으로 인해 1인당 1박스만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붙여 있다.
ⓒ 권우성
김치

배춧값 폭등 사태만 해도 그렇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경작지 감소가 배춧값 폭등의 요인이 될 수 없다고 강변하기보다는, 고온과 폭우로 인한 작황 부진에 경작지 감소가 얼마나 배춧값을 끌어 올리데 영향을 줬는가를 면밀히 분석해서 대안을 마련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또 현재 농업기반이 대한민국의 식량안보를 책임질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비록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이런 근본적 인식의 전환이 있지 않고서는, 물가는 항상 불안하고 농민이나 도시서민들은 항상 폭등과 폭락의 널뛰기에 고통당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물가정책은 이렇게 할 테니까 따라 오라는 식이어서는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작황이 좋지 않아 배춧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사정이면 나중에 나올 물량까지 끌어내어 가격을 맞추기보다는, 당장은 비난을 받더라도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편이 나은 정책일 수 있다.

 

추석 전 대형마트 배추 세일 때 남들이 버리고 간 배추 겉잎을 모으는 할머니를 본 적이 있다. 매일 폐지를 주우러 다녀 안면이 있던 할머니는 배추 겉잎을 모아 겉절이를 해 드실 거라며 남들이 버리고 간 배추 겉잎을 비닐에 담고 있었다. 정부가 물가에 대한 단기적인 처방을 내어 놓는다면 우선 이런 분들에게 맞추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시세로는 김장을 엄두도 내지 못할 이런 사람들. 이 사람들의 겨울나기에 정부는 무엇을 해줄 것인가가 물가정책의 목적이 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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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물가 | 국민 | 김치.배추 | 양배추

파주 감악산 머루(한반도 순종의 산포도)

9월 14, 2010 | Article Posted By - 초록빛 바다~*, seoul

머루.gif

머루는 포도과의 덩굴식물이다. 동남아시아가 원산지로 한반도와 일본, 중국 등지에 자생한다. 우리 땅에 야생하는 머루는 왕머루, 머루, 새머루, 까마귀머루, 섬머루, 개머루 등이 있는데, 이를 두루 머루 또는 산머루라고 한다. 송이와 알이 제법 큼직하여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것은 왕머루이다. 왕머루는 포도와 거의 흡사하여 산포도라고도 부른다. 현재 머루 또는 산머루라는 이름으로 재배되고 있는 품종은 왕머루이거나 이 왕머루에 포도를 교배하여 얻은 개량 머루이다. 파주 감악산의 머루 재배 농민들은 자신들의 머루에 산머루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이를 두루 머루라 하므로 여기서도 머루라 하였다.

경기도 파주 지도 보기

 

  • 1 '감악산 산머루 마을'이다. 보이는 것이 머루밭이고 뒤의 산이 감악산이다. 임진강에서 멀지 않다.
  • 2 머루가 익어간다. 9월 중순이면 웬만큼 익으며 말이면 완전히 익는다. 수확은 9월 말에 한다.
  • 3 5만 원권 지폐에는 신사임당의 '묵포도도'가 그려져 있다. 열매가 동시에 익은 것이 아니니 머루인 것으로 보인다.

 

 

'머루포도'란 이름의 포도

 

머루는 토종 또는 야생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머루가 더 맛있는지의 여부를 떠나 머루라고 하면 건강에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머루포도'라고 불리는 포도가 인기가 있다. 이 '머루포도'는 야생에서 보는 머루보다 송이와 알이 몇 배는 크지만 짙은 먹빛 때문에 머루의 유전형질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먹빛 짙은 서양의 포도 역시 많으므로 시중의 '머루포도'가 곧 우리 토종의 머루에서 유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또 서양 유래 포도 품종인 머스캣 베일리 에이(MBA, Muscat Bailey A), 스튜벤 등의 포도를 '머루포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머루는 대체로 포도에 비해 달고 신맛이 덜하다. 머스캣 베일리 에이와 스튜벤이 달고 신맛이 덜한데, 그 맛 때문에 상인들이 '머루포도'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5만 원권 지폐의 머루

 

머루는 왕머루 또는 그 왕머루의 개량종이라 하더라도 알이 잘고 송이가 크지 않다. 껍질은 얇고 제법 큰 씨앗이 두세 개 들어 있다. 또 과즙이 풍부하고 과육이 물러 씹으면 씨앗이 도드라지게 느껴지고 식감이 좋지 않다. 손으로 뭉개면 짙은 보라색이 쉽게 묻는다. 열매가 맺히는 과정에서 머루와 포도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포도는 알갱이 전체가 동시에 익어들어가지만 머루는 한 송이의 알갱이들이 제각각 익는다. 그러니까 머루는 한 송이에 익은 알과 안 익은 알이 함께 달려 있을 때가 있다. 5만 원권 지폐에 신사임당의 '묵포도도'(墨葡萄圖)가 인쇄되어 있는데, 정확히 하자면 이는 포도가 아닐 수 있다. 익은 알과 안 익은 알이 동시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아 머루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포도는 고려시대에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과일로 먹기 힘든 이유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고려 가요인 [청산별곡]의 첫 연이다. 여기에 나오는 '멀위'는 머루이다. 우리 땅에 흔히 나는 산열매여서 이 노래에 쓰였을 것이고, 우리 조상들은 오래 전부터 이 머루를 먹었을 것이다. 그러나 머루 재배 역사는 길지 않다. 근대 초기에 포도가 상업적으로 재배되고 난 이후에도 오랫동안 머루는 산야에서 따서 먹는 정도에서 그쳤다. 그 까닭은, 머루의 보관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머루는 껍질이 얇고 수분이 많아 따자마자 뭉개지고, 또 금방 발효가 일어난다. 생과일로는 상품성이 없는 것이다. 1970년대 들어 이 머루로 생즙을 내어 판매하는 농민이 하나둘 생기면서 농가의 작물로 머루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1980년대 들어 전국적으로 향토음식 붐이 일면서 머루 재배 면적이 급격히 늘어났다. 전북 무주와 진안, 강원 평창, 경남 함양 등 대체로 산간지에서 머루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감악산의 산머루 

 

 

경기도 파주군 적성면 객현리는 감악산을 뒤로 하고 임진강을 앞에 두고 있는 마을이다. 국내 머루 재배 지역으로는 최북단에 든다. 산을 뒤로 지고 있어 일교차가 큰 지역이다. 일교차가 크면 머루의 당도가 높아진다. 객현리 일대 머루 재배 농가는 40여 호에 이르며 연간 400여 톤의 머루를 거둔다. 1979년 산머루농원의 서우석 씨가 이 지역에서 머루를 처음 재배하였는데 산머루농원이 머루즙과 와인을 제조하여 판매하면서 이웃 농가들도 머루 재배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 마을 사람들이 감악산의 머루를 산머루라고 하는 것은 야생의 머루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알이 잘지만 당도는 상당히 높다. 산머루농원에서는 이 머루로 와인을 빚는다. 오크통에 넣어 숙성시키는 터널이 있으며 견학과 시음을 할 수 있다. 감악산의 머루는 9월 말에 수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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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머루 | 감악산 | 생과일 | 포도 | 와인

몸에 좋은 블랙 푸드!

8월 21, 2010 | Article Posted By - 초록빛 바다~*, seoul

먹물파스타.gif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에 길든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컬러 푸드. 건강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많아지는 요즘, 자연에서 그대로 얻을 수 있는 색색의 컬러 푸드가 더욱더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컬러 푸드 중 특히 블랙 푸드는 건강식품의 선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블랙 푸드는 검은색을 띤 자연식품 또는 검은색의 자연식품으로 만든 음식을 말합니다. 검은콩, 검은깨, 검은쌀, 가지, 김, 다시마, 미역, 목이버섯, 오징어먹물, 캐비아, 흑마늘, 흑 양파, 블루베리, 건포도 등 검은색을 띤 식품이 대표적인 블랙 푸드입니다. 또 자연에서 얻은 검은 빛이 아니더라도 발효시켜서 검어진 된장이나 볶아서 검어진 식품 또한 블랙 푸드에 속합니다. 블랙 푸드는 다른 식품에 비해 왜 검은색을 띠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로 이 검은색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수용성 색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는 항산화, 항암, 항 궤양 효과가 있다고 잘 알려졌습니다. 대표적인 식품 중 하나인 검은쌀에는 안토시아닌이 검은콩보다 4배 이상 들어 있습니다. 블랙 푸드가 몸에 좋고 소비자들이 블랙 푸드를 원한다는 것을 이미 알아챈 몇몇 식음료 업체에서는 블랙 푸드를 이용한 검은콩 우유, 검은콩 두유, 검은깨 두유, 요구르트, 검은콩 아이스크림, 검은깨 아이스크림, 오징어먹물 빵, 오징어먹물 파스타 등 블랙 푸드가 들어간 다양한 식품을 개발해 시중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것도 맛이 좋겠지만, 그래도 가정에서 손수 만들어 먹는 블랙 푸드가 맛도 건강에도 더욱 좋을 것입니다. 블랙 푸드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무더위에 지쳐 있는 요즘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밥상을 차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ㅣ김효진(다이어리알 푸드전문 취재기자)

블랙푸드

 

흑임자죽

난이도|

흑임자는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어 머리를 좋아지게 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며 오장의 기능을 원활하게 합니다. 이러한 흑임자로 만든 흑임자죽은 영양분이 풍부하고 먹기가 부드럽습니다. 쌀과 찹쌀은 씻어서 3~4시간 정도 불린 다음 물과 함께 믹서에 넣고 곱게 갈아서 체에 밭칩니다. 흑임자는 씻어서 통깨 2~3알을 섞어 물기를 없앤 팬에 타지 않게 볶습니다. 볶은 흑임자에 물을 붓고 믹서로 곱게 갈아줍니다. 갈아 놓은 쌀과 찹쌀, 볶은 흑임자를 두꺼운 냄비에 넣고 타지 않게 골고루 저어가며 익혀줍니다. 마지막으로 소금으로 간을 하고, 취향에 따라 설탕이나 꿀을 넣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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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자반

난이도|

콩에는 식물성 여성 호르몬인 이소플라본이 풍부해 폐경기인 여성들의 골다공증 예방과 유방암, 대장암, 심장질환 예방 효과도 뛰어납니다. 검은콩은 미리 물에 1시간 정도 담가 껍질이 쭈글쭈글해질 때까지 불려줍니다. 검은콩이 불으면 손으로 문질러서 껍질을 벗겨줍니다. 껍질을 벗긴 후 5분 정도 삶아 말랑해지면 체에 밭쳐 물기를 빼줍니다. 프라이팬에 콩을 볶다가 간장, 물엿을 넣고 강한 불로 졸이다가 물이 반 정도로 줄어들면 중간불로 낮추어 보글보글하게 졸여줍니다. 다 조려지면 마지막에 깨를 뿌려줍니다. 콩자반은 물엿이나 설탕으로 조리기 때문에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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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초무침

난이도|

바닷속 블랙 푸드 미역. 요즘 같이 더운 여름에 시원한 미역초무침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미역은 칼슘과 요오드 함량이 뛰어납니다. 특히 요오드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산후조리에 좋습니다. 미역초무침의 주재료는 미역과 오이, 식초, 설탕, 깨로 재료도 만드는 방법도 간편합니다. 먼저 미역을 불려서 흐르는 물에 2~3번 깨끗하게 헹구어 낸 다음 물기를 꼭 짜내 4cm 정도의 길이로 썰어 줍니다. 오이도 4cm 정도의 길이로 채 썰어 준비합니다. 식초와 설탕을 넣고 배합초를 만듭니다. 볼에 미역과 오이를 넣고 배합초를 뿌려 살살 버무려 그릇에 담고 깨를 뿌려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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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침

난이도|

김무침은 김을 살짝 구워서 부스러뜨린 후 간장, 설탕, 깨소금, 참기름, 고춧가루를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 무친 것입니다. 짭조름하게 잘깃잘깃 씹히는 김무침은 식탁 위에 맛깔스러운 밑반찬이 되어 줍니다. 김무침의 주재료인 김은 어느 식품보다도 풍부한 단백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김은 석쇠나 프라이팬에 올려 앞, 뒤로 돌려가며 타지 않게 바싹 구워서 잘게 부숴 줍니다. 부순 김에 참기름을 넣고 무친 다음 깨소금, 간장, 볶은 쇠고기 등을 넣고 양념이 골고루 배도록 무쳐줍니다. 김을 부슬 때 김 가루가 날려 주위가 지저분해지는데 위생봉지 안에 김을 넣고 부스면 깔끔하고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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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냉국

난이도|

혈관 안의 노폐물을 용해, 배설시키는 성질이 있는 가지는 냉한 성질로 무더위에 지친 입맛을 돋우는데 좋은 대표적인 여름철 채소입니다. 가지냉국을 만들 때에는 가지를 깨끗이 씻어 세로 방향으로 가운데를 자른 후 3등분 해 줍니다. 자른 가지는 찜통에 넣고 부드러워질 정도로 쪄서 한 김 식힌 후 손으로 가늘게 찢어 양념을 넣고 양념이 가지에 고루 베이도록 조물조물 무쳐줍니다. 마지막으로 가지무침을 유리그릇에 담고 청양 고추와 실파를 송송 썰어 위에 올린 후 얼음을 띄운 시원한 물을 넣어 즐깁니다. 가지냉국은 될 수 있으면 먹기 직전에 만들어 먹고, 빨리 먹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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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일의 왕 수박

7월 20, 2010 | Article Posted By - 초록빛 바다~*, seoul

 수박.gif

 

수박은 아프리카가 원산지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재배하였고, 우리 땅에는 조선시대 이전부터 재배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박은 품종을 크게 나누면, 대과종과 소과종이 있다. 그냥 수박이라 하는 것이 대과종이고, 흔히 복수박이라 부르는 것이 소과종이다.(복수박은 소과종의 한 품종명이었는데 이 품종의 수박이 크게 번져 소과종 수박을 이르는 말이 되었다.) 자료에 의하면 국내 수박 품종은 180여 가지에 이른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기억하는 품종명은 거의 없을 것이다. 1990년대에 '달고나'가 큰 인기를 끌어 품종명으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2010년 현재 흔히 심는 품종은 '스피드꿀수박'과 '삼복꿀수박'이다. 어디에서 유래하였는지 알 수 없으나 수박 모양이 약간 타원형을 이루고 있으면 '꿀수박'이라는 명칭이 붙는다. '스피드꿀수박'은 이름 그대로 다소 일찍 나오는 조생종이며 '삼복꿀수박'은 중만생종이다. 청과 상인들의 말로는 수박에도 모양과 맛에 유행이 있는데, 최근에는 '삼복꿀수박'이 강세라고 한다.

음성 맹동 지도보기

  • 1 맹동 수박은 하우스 수박이다. 여름수박은 6~7월, 가을수박은 추석 전후에 나온다.
  • 2 농협의 선별장의 수박들. 비파괴 당도 측정기를 거쳐 크기와 당도에 따라 나뉘어 시장에 나온다.
  • 3 수확을 하다가 깨진 수박이다. 하우스 수박은 껍질이 얇고 식감이 부드럽다.

 

 

맹동 수박의 명성이 오래된 것은 아니다

충북 음성군 맹동면 마산리 마을 입구에 '맹동 수박'의 유래에 관한 팻말이 서 있다. 1990년대 초 음성군농촌지도소(지금의 음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지역에 맞는 소득 작목을 찾다가 지역 농가와 합심하여 하우스 수박 재배를 시작하였다고 적고 있다. 당시 수박은 노지에서 하우스로 그 재배 방법이 바뀌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수박은 노지에서 재배하면 장마에 농사를 망치는 일이 흔하며, 수박 껍질이 두꺼워 상품성이 떨어진다. 하우스 재배는 비 피해를 줄일 수 있고, 수확 시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껍질이 얇고 당도가 충분하다. 맹동의 농민들은 이 하우스 수박으로 승부를 걸어 성공한 것이다. 1987년 개통된 중부고속도로 덕분에 수도권 소비시장과 가까워졌다는 것도 맹동 수박의 성공에 한 몫을 하였다. 맹동 수박의 성공은 음성군 전체로 번져 현재 군내 800여 농가가 수박 농사를 짓고 있다. 음성군 수박 브랜드는 '다올찬 수박'이다. 2009년에는 음성군에 수박연구소(충북도농업기술원 산하)가 세워져 10여 명의 연구원이 수박의 상품성을 올리는 연구를 하고 있다.

 

 

땅보다는 노하우

맹동 수박은 두 차례 수확기가 있다. 4월에 모종을 내어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까지 여름수박을 내고, 7월에 모종을 하여 추석 전후에 가을수박을 낸다. 맹동 수박이 특별히 맛있는 까닭에 대해 농민들은 차진 땅을 들었다. 그러나 수박연구소의 연구원은 오랜 노하우와 정성이 더해진 덕이라고 말하였다. 땅이야 충북의 이웃 군과 그다지 차이가 없어 보였다. 하우스 수박은 벌로 수정을 하는데, 이 수정 타이밍이 중요하다. 오전 11시를 넘기면 수박꽃에 습기가 있어 벌이 수정 작업을 할 수가 없고, 그렇게 하여 벌 수정 시기를 놓치면 사람이 일일이 붓으로 하여야 한다. 이로 인한 품질의 차이가 크다고 한다. 또 줄기에 달린 세 덩이의 어린 수박 중에 하나를 남기고 적과하는 시기, 수박이 다 익을 때까지 초세를 유지하는 방법 등에서도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재배'되었다기보다 '관리'된 수박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수확된 수박은 농협의 선별장에서 비파괴 당도 측정기를 통하여 크기와 당도별로 나뉘게 된다. 이때 불량 수박은 걸러진다.

 

 

비합리적인 수박 꼭지 남기기

한여름 비닐 하우스 안은 찜통이어서 수박을 거두는 일이 고되다. 농민들은 수박을 거둘 때 수박이 상하지 않을까 조심하는 것보다 꼭지가 상하지 않을까 더 조심을 한다. 수박에 붙어 있는 꼭지의 줄기를 한 뼘 정도 남겨두고 잘라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이 수박 꼭지를 보고 싱싱한지 판단한다. 그래서 농민들은 "수박이 2만 원이면 꼭지가 1만 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남겨진 수박 꼭지가 수박의 맛을 떨어뜨린다. 수박에 남겨진 꼭지가 말라가면서 수박의 수분과 영양분을 빼앗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수박을 낼 때 꼭지를 다 자른다. 수박을 맛있게 오래 보관하는 방법이기도 하며 농가의 일손을 줄이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수박에 꼭지를 남겨두는 것은 비합리적인 일이다. 선별 작업 후 붙이는 스티커에 출하 날짜와 유통 기한만 적어도 해결 가능한 일일 것이다. 꼭지를 남기지 않고 수확을 하면 일손이 크게 준다. 복더위 찜통 하우스 안에서 작업하는 농민들을 위해서라도 꼭 고쳐져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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